소공녀 (Microhabitat)
2017년 작품
감독 전고운
출연 이솜, 안재홍
미소의 직업은 3년차 프로 가사도우미 입니다.
직업은 변변치 않아보이는 것 같아보이지만,
미소는 그런 자신의 직업에 만족해하면서 살아가는 것 같아보입니다.
하루 벌어 하루사는 미소에게는 소중한 것들이 있습니다.
집에 돌아가는 길 마시는 위스키 한잔과 담배 한모금
작고 추운 미소의 방
그 공간에서 남자친구 한솔이는 웹툰 작가의 꿈을 키워가며 그림을 그립니다.
미소의 남자친구 한솔이는 그녀가 가진 소중한 것들 중에 하나이기도 합니다.
비록 작고 추운 방이지만 남자친구 한솔이는 꿈을 포기하지 않았고,
미소역시 자신의 삶이 고달프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보이진 않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집주인은 바퀴벌레 나오는 미소의 방마저 방세를 올린다고 합니다.
미소는 어쩔 수 없이, 고민하다 방을 빼기로 마음먹습니다.
그리고 트렁크 하나에 짐을 끌고 다니며 하루하루밤을 전전긍긍하며 다닙니다.
그것도 모자라 물가가 올라 그녀가 사랑하는 것들을 포기해야 하는 순간들이 오기도 하지만,
그녀는 포기 하지 않습니다.
자신이 피우던 담뱃값이 오르지만, 더 싼 담배를 피워가며 담배를 포기하지 않고,
위스키 한 잔 마저도 값이 오르지만, 포기하지 않습니다.
미소의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됩니다.
하룻밤을 지내기 위해 미소는 대학시절 함께 동고동락했던, 밴드 멤버들을 찾아다니기 시작합니다.
대기업에 다니는 친구 문영을 찾아간 미소
문영은 평범한게 최고라고 말하지만, 계속되는 야근속에 미소를 만나는 순간에도 링거 투혼을 하며
회사를 다닙니다.
우리 시대를 보여주는 이야기들이 하나 둘 씩 나오기 시작합니다.
취업문화에 찌든 우리 청춘들 그리고, 오르기만 하는 집값과 물가 속에서
청춘들이 서야 할 곳은 어디인지 생각하게 하는 영화 속 장면들
문영은 미소의 부탁에 거절을 하고,
미소는 친구 현정에게 찾아갑니다.
미소를 반기는 현정
현정의 집에서 보내기로 한 미소
빈 손으로 오기 모해 계란한판을 사들고 현정을 찾아갑니다.
형편이 썩 좋지 않은 가정에 시집을 간 친구 현정은
시부모님을 모시고 삽니다.
그런 눈치 속에서 미소에게 작은방을 내어주고, 잠을 자게 하는 현정
오랜만에 만난 미소를 보고 현정은 즐겁기만 합니다.
찌든 결혼생활속에서 옛 기억을 떠올리는 것은 그녀에게 즐거운일일 것입니다.
결혼 한다고 해서 모두가 행복하기마 하다는 건 아니라는 걸 현정을 통해서 보여주는 것만 같습니다.
현정은 자기가 요리를 못하는 것 같아 시부모님이 안좋아하는 것 같다고 이야기도 합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현정과 미소
미소에게는 약을 먹지 않으면 머리가 새하애 지는 병이 있습니다.
친구 현정 앞에서 미소는 한약을 드링킹합니다.
요즘 현대사회에서도 많이 볼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온 갖 스트레스로 어느 날 갑자기 백발이 되는 그런 청년들을 가끔 보기도 합니다.
실제로 제 주변에 있기도 합니다.
그런 모습을 미소라는 캐릭터안에 조미료 한스푼 넣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현정의 집에서도 눈치가 보여 견디질 못하는 미소
현정도 눈치보고 사는 것 같아 현정의 몰래 집반찬을 만들어 놓고,
미소는 다시 짐을 가지고 나옵니다.
그리고 밴드부 멤버 동생 대용이에게 찾아옵니다.
대용이는 결혼을 한 유부남이지만, 그렇게 집 노래를 부르던 부인이 집을 사고 얼마 있다 집을 나가 혼자 지내고 있습니다.
저녁에는 방에서 나오지도 않고 우울해하고, 아침이 되어 출근할때면 제정신이 되어 쳇바퀴 같은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런 미소는 대용이의 집을 청소해주고, 아침밥도 해줍니다.
그런 대용이의 조울증같은 모습을 미소는 묵묵히 다 받아줍니다.
그리고 간간히 남자친구도 만나는 미소
둘은 데이트 비용을 아끼기 위해 헌혈의집에서 피를 뽑고, 떡볶이 데이트도 하며
행복해 합니다.
미소는 남자친구와 헌혈의집에서 받아온 초코파이로 대용이를 달래고
대용이의 집에서 나오기로 마음 먹습니다.
대용이는 미소가 떠나기전 자신의 힘든 마음을 털어 놓습니다.
결혼하기 위해서 이 집을 샀지만, 버는 돈에 100만원은 이 집에 20년동안 내야 한다고,
자신이 한 달에 남는 돈은 30만원 정도인데 어떻게 살아가냐고
우리 실제의 삶들을 이 영화에서는 잘 담아내고 있습니다.
언제죽을지 모르는 이 삶을 살아가면서 집 하나만을 얻기 위해 빚을 내고
그 집 이자와 원금을 갚아내기 위해 아끼고 모으느라
해외여행은 꿈도 못꾸고, 취미생활 조차도 하지 못하는 어느 누군가들의 삶
정말 슬프기만 합니다.
미소는 대용이의 집을 나와 멤버였던 록이 오빠를 찾아갑니다.
록이 오빠를 찾아갈때에도 미소는 계란한판을 사들고 갑니다.
록이오빠는 부모님과 살고 있습니다.
한 상 부러질 것 같은 상차림을 받아먹고, 미소는 록이의 부모님에게 온갖 친절을 받습니다.
록이가 장가를 못가 미소에게 흑심을 품은 록이의 부모님.
남은 방도 일부러 고추를 말려 못쓰게 해놓고
록이의 방에서 미소를 재웁니다.
록이는 침대에 미소는 방바닥에
록이는 걱정말라고 하지만, 미소는 남자친구가 있다며 단칼에 거절합니다.
록이는 부모님도 잘해주고, 집도 있으니 자신과 결혼하는게 어떠하냐고 제안하지만
미소는 꿈쩍도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떠나려고 하는 미소
모든 문이 잠겨있습니다.
미소는 나올 구멍을 찾아내 겨우 빠져나옵니다.
결국엔 마지막으로 멤버 정미에게 찾아갑니다.
정미는 부잣집으로 시집을 가서 으리으리한 집에서 가정부까지 고용해 살고 있습니다.
정미는 미소를 반갑게 맞이하고, 방이 많으니 얼마든지 머물다 가라며 미소를 받아들여 줍니다.
미소는 침대가 있는 큰 방과 욕조가 있는 좋은 곳에서 머물게 됩니다.
그리고 집을 다시 계약하기 위한 보증금도 마련해 갑니다.
보금자리가 생기자 미소는 다시 가사도우미 면접을 봅니다.
밤일을 하는 민지의 집에서 일하게 된 미소
그렇게 모든게 잘 풀려 가는 듯 합니다.
하지만, 정미의 남편과 외식을 하게 된 날 미소의 안정된 듯 하던 삶이 또 다시 금이 가기 시작합니다.
정미의 남편이 아무래도 바람끼가 다분한 사람인가 봅니다.
정미는 자신의 과거를 이야기하는게 싫은지 미소를 막아냅니다.
다행히 미소는 선을 그어 잘 돌려서 말합니다.
식사를 하던 도중 정미의 남편이 담배를 피러 가는데 미소가 따라나가 담배를 같이 피고 오겠다고 합니다.
그리고 집에 와 정미는 미소를 다그칩니다.
네가 뭔데 내 남편이 담배를 피는데 따라가냐 부터 시작해
히스테리를 부리기 시작합니다.
나이가 몇 살인데 언제까지 그렇게 살 것이냐 하며
미소에게 현타를 때립니다.
그러고는 미소에게 수표를 던져주며 집 구하는데 보증금으로 쓰라며 나가라고 합니다.
미소는 수표를 받지 않고, 그대로 나가 버립니다.
그렇게 미소는 떠돌이 신세가 되고, 청소를 하기 위해 자신을 고용한 민지의 집에 갑니다.
여태 민지와 마주치지 않던 미소는 이제 마지막이라는 말을 듣고
민지의 이야기를 들어주며 위로합니다.
그리고 남자친구 한솔이는 웹툰작가인 꿈을 버리게 되고, 생산직 회사에 들어갑니다.
그리고 얼마있다 갑자기 중동으로 일을 하러 간다고 합니다.
중동에 가면 사막이어서 돈 쓸 일도 없고, 위험수당때문에 돈이 2배로 나오니 다녀오면
둘이 함께 살 수 있는 집 보증금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겁니다.
미소는 남자친구가 꿈을 져버리는것이 안타까워하지만, 남자친구는 단호합니다.
그리고 미소는 어느 날 새벽 남자친구를 떠나 보냅니다.
하지만 미소는 굴하지 않고, 자신만의 생활을 이어갑니다.
담배 한모금 그리고 또 오른 위스키 한 잔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 남자친구를 기다리며 미소는 오늘도 살아갑니다.
그리고 영화 마지막은 록이의 부모님중 한분이 돌아가신건지 멤버들이 함께 모입니다.
미소는 핸드폰이 끊긴건지 연락이 되지 않아 오지 않았고,
다들 미소에 대해 떠올리며 미소를 이야기합니다.
미소가 자신들의 집에 찾아왔던 이야기를 하며
자신들이 미소에게 피해줬던 이야기는 쏙빼고
미소의 칭찬을 합니다.
그리고 미소의 삶을 그들은 부러워하기도 하는 것 같아보입니다.
미소는 어디선가 잘 살고 있을 겁니다.
이 영화에서 미소는 사람들에게 위로를 하고 다니는 백발의 천사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한강의 텐트에서 그녀 같아 보이는 씬이 나오고 영화는 끝납니다.
배우 이솜이 독립영화를 고르는 눈썰미가 좋은 것 같습니다.
소공녀에서 미소는 멤버들의 이야기를 묵묵히 들어주기만 합니다.
자신이 자신의 위로는 담배한모금과 위스키 한잔으로 푸는 미소는
자신의 삶을 미워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미소가 멤버들을 찾아갈때마 들고가는 계란한판도 오르락내리락 하는 계란값이
서민에게는 청춘에게는 중요할지도 모릅니다.
멤버들 모두 잘 살아가고 있는 척 하지만, 속은 아니라는 걸 미소는 잘 알고 있는 듯 합니다.
자신이 소중한 것을 위해 집을 포기한 미소가 전혀 이상스럽지도 않습니다.
지금 우리는 집이 있으면 다 될 거라 생각하며 집착하고 있지만,
소중한 것들을 포기하고 집을 택하기도 합니다.
또는 다른 것이기도 할테지만요.
이런 영화속의 인물 '미소'가 부럽기도 합니다.
남들의 시선은 별로 신경쓰지 않는 것도, 자신의 소중한 것들을 버리지 않고
올곧게 사랑하는 것도 말입니다.
지금 떠올려보면, 사회가 바라는 모습 때문에 내가 버렸던 것들이 너무 많아 영화속
미소가 부러울 따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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